두 아이의 성장 & 육아

아이가 친구 때문에 속상하다고 할 때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아이 기질별 대처법

차곡맘47 2026. 9. 14. 18:23

아이가 유치원이나 놀이터에서 친구와 있었던 일을 이야기할 때면 부모로서 어떤 말을 해줘야 할지 고민될 때가 있습니다.
“속상했겠다”라고 마음을 먼저 달래줘야 할지, “그럴 땐 이렇게 하면 돼”라고 현실적인 방법을 알려줘야 할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특히 아이가 “친구가 나를 놀렸어”, “친구가 나한테 뭐라고 했어”라고 이야기하면 부모의 마음도 덩달아 속상해집니다. 하지만 아이가 들려준 이야기가 실제 상황과 조금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저 역시 아이가 친구와 있었던 일을 이야기해 주었을 때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고민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한 번은 키가 작은 아이가 친구들이 자신의 키가 작다고 놀렸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아이가 친구에게 놀림을 받아 속상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이야기를 들어보니 상황은 조금 달랐습니다. 친구들이 아이에게 “귀엽다”고 이야기해 주었는데, 아이가 그 말을 쑥스러워하면서 자신이 놀림을 받았다고 받아들였던 것입니다.

 

이 일을 겪으면서 아이의 말을 무조건 의심해서도 안 되지만, 부모가 처음 들은 이야기만으로 상황을 단정해서도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아이가 친구 때문에 속상한 일을 겪었다고 이야기할 때 부모는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까요?

아이가 친구 때문에 속상하다고 할 때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아이 기질별 대처법
아이가 친구 때문에 속상하다고 할 때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아이 기질별 대처법

아이가 속상하다고 말하면 먼저 감정을 받아주세요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아이의 감정을 인정해 주는 것입니다.

“그랬구나. 그래서 속상했구나.”

“친구가 그렇게 말해서 마음이 안 좋았구나.”

이렇게 말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부모에게 안전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아이의 감정을 인정하는 것과 아이가 말한 상황을 사실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서로 다르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친구가 나를 싫어한다고 했어”라고 말했다면 곧바로 “그 친구가 왜 그랬대?”라고 화를 내거나 “그 친구가 잘못했네”라고 결론을 내리기보다 먼저 아이의 마음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 말을 들으니까 어떤 기분이 들었어?”

“많이 속상했어?”

“친구가 어떤 말을 했는지 기억나?”

이런 질문은 아이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구체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아이의 이야기를 바로 판단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린아이들은 아직 자신의 감정과 실제 상황을 정확하게 구분해서 설명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친구가 장난으로 한 말을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고, 부끄러웠던 감정을 ‘친구가 나를 놀렸다’라고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실제로 친구에게 놀림이나 배제를 당했는데 아이가 상황을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부모에게 필요한 것은 아이의 말을 믿지 않는 태도가 아니라 아이의 감정을 믿어주면서 상황은 천천히 확인하는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아이의 경우에도 처음에는 “키가 작다고 친구들이 놀렸다”고 했지만, 이야기를 나누면서 실제로는 친구들이 귀엽다고 표현한 상황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만약 처음 들은 이야기만 가지고 “친구들이 너를 놀렸구나”라고 단정했다면 실제 상황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생각했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가 속상한 일을 이야기했을 때는 “누가 잘못했는지”를 바로 판단하기보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이는 무엇을 느꼈는지를 나누어 생각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위로와 현실적인 조언 중 무엇을 먼저 해야 할까?

부모가 가장 많이 고민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아이에게 무조건 “괜찮아”라고 하는 것도 충분하지 않고, 반대로 바로 해결 방법을 알려주는 것도 아이 입장에서는 서운할 수 있습니다.

저는 감정적인 위로를 먼저 하고 해결 방법은 그다음에 이야기하는 순서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친구와 놀이하다가 속상한 일이 있었다면,

“친구랑 놀다가 그런 일이 있었구나. 속상했겠다.”

라고 먼저 이야기해 줍니다.

 

아이가 충분히 이야기를 하고 마음이 조금 가라앉았다면 그때

“다음에 또 그런 일이 생기면 어떻게 말하면 좋을까?”

“친구에게 싫다고 이야기해도 괜찮아.”

“그래도 계속 힘들면 선생님께 이야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야.”

처럼 현실적인 대처 방법을 알려줄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부모가 모든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라, 힘든 상황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배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이의 기질에 따라 부모의 말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모든 아이에게 똑같은 방식으로 이야기하기보다는 아이의 성향을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1. 감정이 풍부하고 쉽게 속상해하는 아이

이런 아이에게는 문제 해결보다 감정적인 안정이 먼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럴 수 있어. 네가 속상했던 마음을 엄마가 이해해.”

“괜찮아. 엄마한테 이야기해도 돼.”

라고 충분히 받아준 뒤 해결 방법을 함께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반대로 “그 정도 가지고 뭘 그래”, “별것도 아닌데 왜 울어?”처럼 감정을 축소하는 말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부모에게는 작은 일처럼 보여도 아이에게는 하루 종일 마음에 남는 큰일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2. 혼자 해결하려는 아이

겉으로는 괜찮아 보이지만 마음속에 담아두는 아이도 있습니다.

이런 아이에게는 “괜찮아?”라고 한 번 묻고 끝내기보다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오늘 유치원에서 재미있었던 일 있었어?”

“친구들이랑 뭐 하고 놀았어?”

처럼 일상적인 질문을 하다 보면 아이가 자연스럽게 속상했던 일을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3. 쉽게 화를 내거나 공격적으로 반응하는 아이

이 경우에는 감정을 인정하되 행동까지 모두 허용해서는 안 됩니다.

“화가 많이 났구나. 속상할 수 있어.”

라고 감정을 받아준 다음,

“하지만 친구를 때리거나 밀치는 것은 안 돼.”

“싫을 때는 ‘하지 마’라고 말해보자.”

처럼 감정과 행동의 경계를 알려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이에게 화를 내지 말라고 하는 것보다 화가 났을 때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를 알려주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알려주면 좋은 세 가지 대처법

아이들이 유치원이나 학교생활을 하다 보면 앞으로도 친구와 의견이 다르거나 마음이 상하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때마다 부모가 해결해 주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평소에 간단한 대응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첫 번째는 싫다는 의사를 표현하는 것입니다.

“나는 그거 싫어.”

“그렇게 하지 마.”

“나는 지금 속상해.”

처럼 자신의 마음을 말할 수 있도록 연습해 보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상대방의 의도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친구가 장난을 친 것인지, 일부러 놀린 것인지 아이 혼자 판단하기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친구가 어떤 뜻으로 말했을까?”

“혹시 장난으로 한 말일 수도 있을까?”

라고 생각해 보는 연습도 도움이 됩니다.

 

세 번째는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어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입니다.

친구가 계속 반복해서 놀리거나 괴롭히거나, 아이가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참는 것이 좋은 해결 방법은 아닙니다.

“친구와 이야기해 봤는데도 계속 힘들면 선생님께 이야기해도 괜찮아.”

라고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약한 행동이 아니라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이라는 것도 함께 알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가 속상한 일을 이야기했을 때 부모가 피하면 좋은 말

아이를 강하게 키우고 싶은 마음에 부모가 무심코 하는 말들이 있습니다.

“그런 건 그냥 무시해.”

“너도 똑같이 해.”

“그 정도는 참아야지.”

“학교 가면 더 심한 일도 많아.”

이런 말들은 현실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자신의 감정을 이해받지 못했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상황에서 아이의 편만 들어주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감정은 존중하되 상황에 대한 판단은 차분하게 하는 것입니다.

“네가 속상했던 것은 이해해. 그런데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조금 더 이야기해 보자.”

이런 식으로 접근하면 아이의 마음을 보호하면서도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연습을 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스스로 극복하는 힘은 부모의 무관심에서 생기지 않습니다

아이를 씩씩하게 키우고 싶다는 마음 때문에 부모가 일부러 강하게 대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힘든 일을 이야기했을 때 충분히 공감받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해 보고,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함께 고민해 본 경험이 쌓이면 오히려 혼자 해결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부모가 모든 갈등을 대신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마음을 안전하게 받아준 후 한 걸음 물러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엄마가 대신 해결해 줄게”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네가 정말 속상했겠다. 그럼 다음에는 어떻게 해보면 좋을까?”

라고 아이와 함께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아이는 친구와의 갈등을 무조건 무서워하기보다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표현하고, 필요하면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아이가 친구 때문에 속상하다고 할 때 부모가 기억할 것

아이의 친구 관계는 부모가 대신 살아줄 수 없는 영역입니다. 유치원에서 학교로, 학교에서 더 넓은 사회로 나아갈수록 아이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때로는 마음이 잘 맞는 친구도 만나고, 생각이 달라 갈등이 생기는 친구도 만날 것입니다.

그래서 부모가 바라는 ‘씩씩한 아이’는 아무 일에도 상처받지 않는 아이라기보다 상처를 받았을 때 자신의 마음을 돌보고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아이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이가 속상한 일을 이야기했을 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완벽한 해결책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랬구나. 정말 속상했겠다.”

라는 부모의 한마디가 아이에게는 자신의 마음을 안전하게 꺼내놓을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습니다.

그다음 실제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차분하게 들어보고, 아이가 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아주세요.

감정은 충분히 공감하고, 상황은 섣불리 단정하지 않고, 해결은 아이가 조금씩 직접 해볼 수 있도록 돕는 것.

이 세 가지를 기억해 두면 아이가 친구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 부모도 조금은 덜 당황하면서 대응할 수 있을 것입니다.